[국가부도의 날]
최근 국내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1400원대를 너머 1500원대를 넘보고 있는 원-달러 환율, 추락하고 있는 주가지수,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까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의 입에서 다시금 IMF외환위기 같은 경제적인 재난이 다시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돌고 있다.
경제재앙의 공포가 다시 사람들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1997년 IMF외환위기를 영화화 한 [국가부도의 날]을 보게 되었다.
어떤 영화인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2018년도에 개봉한 작품으로 1997년에 있었던 IMF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얽혀져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의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IMF외환위기란?
영화의 배경이 되는 IMF외환위기는 1997년부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외환 유동성 위기사태를 일컫는 말이다.
외환위기 사태 발생 직전 까지 김영삼 정부의 금융정책으로 인해 각 기업들은 무분별한 차입에 의존하면서, 과잉투자를 벌이고 있었는데, 이 때 태국의 고정환율제 포기에서 시작 된 동남아시아 지역의 통화위기가 발생하게 된다. 이 통화위기의 여파가 우리나라 경제를 덮치게 되면서 외환보유고는 바닥나고 외국자본 들은 하나 둘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며, 기업들의 부도와 대량의 실직자가 생기는 등의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되자, 당시 정부는 이를 위한 타개책으로 IMF(국제 통화기금)의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되고, 이후 IMF가 빌려준 부채를 완전히 갚게 되는 2001년 8월 달 까지 IMF의 관리체제를 받게 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1) → 고도성장의 이면
영화 초중반부는 IMF외환위기 직전까지 만연했던 우리나라 경제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데 힘을 싣고 있다. 학연·지연·혈연을 이용한 정경유착으로 대표되는 각종 부정부패, 허술하기 짝이 없는 금융시스템, 정치적인 이해타산에 매몰되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무능한 고위층 관료들, 대기업 중심의 경제 시스템 하에 희생되는 서민경제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그동안 쌓아온 고도성장의 실체는 한낱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거대한 경제위기와 마주하게 된 사람들이 보여준 여러 가지 모습들.
영화는 IMF구제금융이라는 거대한 경제적 재난을 마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태를 처음 예견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은행 정책팀장 한시현, 국가적 위기를 자신의 인생역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표를 던지고 모든 걸 건 배팅을 한 금융맨 윤정학, 평범한 가장이자 그릇 공장의 사장으로 IMF로 인해 그 간 자신이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보통 사람 한갑수 라는 서로 다른 처지의 세 인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한시현의 이야기에선 우리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고위관료들의 무능함을, 윤정학의 이야기에서는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취약함을, 한갑수의 이야기에선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위기에 빠지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2) → IMF외환위기가 남긴 것
영화 후반부에서는 IMF외환위기 이후의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그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늘어나는 가계 빚, 거품 낀 부동산 시장,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워진 공장의 모습들, 여전히 만연한 기득권의 부정부패와 IMF외환위기 이후 정서가 변화 된 보통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이는 모두 여전히 우리나라가 IMF외환위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1997년의 재난 다시 재현된다면?
제2의 IMF가 오겠느냐는 질문을 내가 받게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할 것 이다.
단, 1997년만큼의 경제적인 재난이 닥쳐온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봤을 때 과연 그때처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솔직한 내 생각으로는 극복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가계 빚, 그 때보다 훨씬 허약해진 경제구조, 예전보다 더 심해진 대기업 편중 등의 현 상황을 보면 조금 두려워 진다.
이런 시기에 필요한 것이 이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보면서 지난날의 사태를 복습하면서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일지 고민해야 될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국가부도의 날]
드라마
한국
감독: 최국희
출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