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후기

「어쩐지, 도망치고 싶다더니」

좋소 글쟁이 2023. 9. 27. 23:19

다시 심리서적으로...

며칠 동안 별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한 날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다시 심리서적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 자료실을 서성거리면서 책들을 살펴보다 이유 없는 불안은 없다, 쓸모없는 상처도 없다.’ 라는 책 뒷면에 실린 문구에 매료가 되어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어떤 책?

 

 

팟캐스트 <뇌부자들>에 출연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쓴 책으로 탈고를 미루는 시나리오 작가, 아이에게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초보 엄마, 술자리에서 갑작스러운 공황을 겪은 취업 준비생, 폭식을 하는 만화가,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형외과 의사 까지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다섯 명의 내담자들이 정신과에서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근원적인 불안과 과거의 상처를 파헤치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낸 책이다.

 

 

이유 없는 불안은 없고 쓸모없는 상처도 없다.

 

출처 - 소심한 사람, 불안 장애 더 많이 생길까 (joins.com)

 

책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내담자들은 각자가 겪고 있는 심리적인 패턴의 근원에 상처나 불안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 문정, 어머니의 사랑에 목말라하던 과거를 지닌 초보엄마 홍주, 예민하고 비대해진 자아로 인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 경민, 오빠와 비교를 당하던 과거와 수많은 실패의 경험으로 인해 마음속 안전기지가 없어서 불안과 방황을 겪고 있는 만화가 은아,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 강박성 성격을 가지게 된 성형외과 의사 신욱 까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불안과 상처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게 만들고 도망치게 만들고 있었다. 정신과 의사들은 내담자들의 이러한 면을 잡아내고 근원적인 불안을 내담자 스스로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하여 그들 자신을 인정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전력을 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불안과 상처를 마주하고 극복을 하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마치 내가 이겨낸 것처럼 뿌듯하고 뭉클함 마저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출처 - 고민하는 사람(남성)의 일러스트 무료 일러스트 소재집 KuKuKeKe (kuku-keke.com)

 

읽다보니 내담자들처럼 몇 년째 ADHD 치료를 받고 있는 내 자신은 과연 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 혹시 나도 내담자들처럼 나 자신을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치료를 받아온 과정들을 머릿속에서 되짚어보니 아직도 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고 인정하는 걸 어려워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적인 도움을 받는 걸 어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출처 - 도와주는 손 로열티 무료 사진, 그림, 이미지 그리고 스톡포토그래피. Image 32349807 (123rf.com)

 

현대인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정신질환 하나 정돈 지니고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사연 없는 사람 없다고 나름 과거의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은 잘 견뎌내고 극복 한다고들 하지만 분명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대한 세간의 편견 때문에 혹은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오판으로 인해 도움 받는 것을 주저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 받을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는 책이다

 

 

어쩐지, 도망치고 싶다더니

지은이 팟캐스트<뇌부자들>출연진 (김지용, 손정현, 오동훈, 윤희우, 허규형)

펴낸이 김영곤

아르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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