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저자이신 이국환 교수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교수님께서 쓰신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읽고 감명을 받은 독자입니다.
교수님의 책 아주 인상 깊게 잘 읽었습니다. 책 곳곳에 교수님의 풍부하고도 예민한 감수성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론 그러한 감수성이 너무 짙게 느껴진 나머지 이런 표현을 하기 죄송합니다만,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교수님만큼의 감수성이 부족한 탓이라 생각 됩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지고 감성적으로 변한다는 말이 있던데 이 책에서 나오는 작은 것에 추억을 담아 감동을 하는 교수님의 모습을 보고 또 제가 어렸을 때에는 뉴스나 국가대표 축구경기만 보시고 드라마 하면 질색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나이가 드시더니 뉴스보다는 일일 연속극을 보시고 등장인물에게 살짝 감정이입하시는 모습도 보이고 때로는 서정적인 노래를 흥얼거리며 감성에 젖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러한 말을 조금이나마 실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부정적인 것들 예를 들어 스트레스, 고독감, 불안감 같은 것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서 바라다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 마냥 배척한다고 배척이 되는 걸까?’, ‘굳이 털어내려고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저도 모르게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더군요. 이러한 것들은 때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오는 법이고 배척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여태 기를 써가며 털어내야 하나 싶습니다. ‘우리는 불안한 자의 후예다’라고 외치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된다는 글귀에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몇 가지 이야기들은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강의시간에 한 사람책 발표시간에서 어느 체대생의 인생역정이야기와 어느 만학도의 이야기에서 잠시 울컥하기도 하였고 동시에 독서가 가져다주는 보람과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원북원 운동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독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만 읽고 책의 내용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오로지 그 책에 나와 있는 구절과 내용만이 진리라고 믿는 자세를 지양하고 책 하나를 여러 사람이 읽고 그 책 내용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다는 것 다시 말하자면 하나의 책을 매개로하여 서로 소통하는 독서도 좋은 독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 전반적으로도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외국의 대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독서시간이 적은 이유를 유흥에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으시던데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생각을 달리하는 바입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 대학생들 더 넓게 잡아서 젊은 세대들의 독서량이나 독사시간이 부족한 이유에는 불안정한 고용환경으로 인한 스펙 쌓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 그리고 값비싼 등록금 부담으로 인하여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대학생들이 많다는 점 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직을 하더라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느라 다른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독서시간에 할애 하지 못하는 이유에 유흥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음주가무 같은 유흥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물론 그 정도가 과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적당한 음주가무는 사람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고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 인 것들을 털어내고 다시 열심히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 합니다. 또 이러한 문화가 싸이, BTS로 대표되는 K-POP이라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콘텐츠의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독서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의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다보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좋은 글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에는 인간미가 있어야 되고 그 인간미의 바탕은 동정이 아닌 공감이며 거기서 우러나오는 따스함은 읽는 이에게 깊은 감동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좋은 글로 태어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언젠가는 책 한권 쓰고 싶은 꿈이 있는데 잊지 않고 참고 하겠습니다.
보수동 헌 책방골목의 가치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 책을 통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보수동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위인전을 사러간 기억이 담긴 곳이었습니다. 보수동 책방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냄새와 보수동의 좁은 골목길에서 나오는 아기자기함이 가져다주는 포근함을 느꼈던 기억이 나는 곳이었는데... 그 곳이 가치를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빠졌다는 내용에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부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관계기관과 시민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에 대한 해법에 대해 강구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자존심과 자존감을 비교하는 부분에서 공감을 느꼈습니다.
자존심... 그거 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사람을 구질구질하게 만들고 추하게 만드는 알량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생각해보면 자존심에서 나오는 언행이나 행동을 하고 나면 참 부끄럽고 나중에는 반드시 후회를 하게 됩니다.
반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존감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할 줄 앎으로서 역경 앞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원천이 되고 또 삶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는 원천도 된다고 생각 됩니다. 단지 그 자존감을 가지는 것이 쉽지 않아서 문제겠지만요.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소통이라는 가치를 이 책 내내 중점적으로 다루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소통을 할 때 필요한 것들, 소통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것들, 우리가 보통 소통을 하면서 하는 실수들을 실제 겪었던 이야기나 영화 등의 경우를 들면서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소통에 대한 교수님의 진지하고도 세심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청을 먼저 하고 함부로 넘겨짚어서 생각하지 말 것이며 편견을 가져서도안되고 독단적인 모습을 버리고 인내심을 가지고서 소통해야 한다는 점 앞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라는 책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과 그 해답을 제시해 주었고 그 외에도 소통의 가치와 독서의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읽은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보람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책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편지 이만 줄이겠습니다.
2020년 8월의 어느 여름날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감명 깊게 읽은 어느 독자가
출처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이국환 지음, 산지니, 2019
'짧은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진애 도시3부작 II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 짧은 후기 (0) | 2020.09.13 |
---|---|
김진애 도시 3부작 I - 「김진애의 도시이야기」 (0) | 2020.08.24 |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짧은 후기 (0) | 2020.07.26 |
『한 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짧은후기 (0) | 2020.07.18 |
「압축세계사」 후기 (0) | 2020.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