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후기

「거꾸로 읽는 세계사」 후기

좋소 글쟁이 2021. 12. 29. 11:35

 몇 달 전부터 글쓰기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 평가받고 싶어서 지인들이랑 사촌들에게 그동안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을 보여줬다

 

 반응이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나보다. 어느 날 뜬금없이 고모에게서 카톡이 왔다. 사촌동생의 소개로 내 블로그에 있는 글을 보게 되었고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젊은 ADHD의 슬픔후기가 인상에 남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다시 카톡이 왔다. 기프티콘으로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고모께서 보내 주셨다

 

 오랜만에 느끼는 뿌듯함이다. 그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쓴 것이 마냥 헛짓거리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상품권을 허투로 쓰지 않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해서 책을 한 권 사기로 했고 때마침 며칠 전에 <알릴레오 북스 -거꾸로 읽는 세계사>편 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에 구매해서 읽었고 후기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1988년에 처음 출간 된 책으로 세계역사의 주요사건들을 저자의 시각으로 해석해서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저자의 대표작이다. 이후 여러 번 개정되어 출간되다가 2017년에 잠시 절판된 후에 올해(2021) 대부분의 내용을 새롭게 집필한 개정판을 다시 출간하게 되는데 이번에 다룰 책은 바로 2021년 판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에 이 책을 읽어 본 독자들이 제일 처음에 나오는 '드레퓌스 사건' 을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인 즉 이 사건이 세계사관련 서적에서 다루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대체 이걸 왜 첫 부분에 실었을까?' 

 

 그 이유를 생각해보다가 저자가 그간 살아온 인생행보를 한 번 알아보았다. 독재정권에 항거하기 시작한 젊은 시절부터 최근까지 주변의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옳다싶으면 소신껏 행동하는 모습에서 드레퓌스 사건 때 양심적으로 드레퓌스의 결백을 주장한 사람들의 행태와 비슷하단 걸 알 수 있는데 이것으로 보아 저자는 드레퓌스 사건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 책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이 사건을 맨 첫 부분에 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드레퓌스 사건 제외하고 다른 부분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필로그 부분이다

 

 에필로그는 지난 20세기를 총평하고 21세기 21년을 보낸 저자의 소회와 이전 세기와 21세기를 비교하면서 앞으로의 역사가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예측하는 내용으로 구성 된 부분인데, 여기서 저자는 지난 20세기를 영원한 건 없다는 것을 체감하게 하는 시기 였다는 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느낀 21세기 21년 동안의 변화는 20세기 100년보다 더 빠르고 폭넓게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자신은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지경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21세기 기간 동안의 흐름은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단, 지금까지의 21세기 흐름으로 보아 후세에 21세기역사를 평할 때 레닌 히틀러 마오쩌둥 루스벨트 고르바초프 스타일의 정치인과 혁명가가 주도한 이전의 세기와는 다르게 앨런 튜링,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스타일의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인이 중심이 된 시기라고 기록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하고 있을 뿐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리리는 지구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인 호모사피엔스가 신이 되려고 한다면서 힘은 세지만 책임의식은 없는 가장 위험한 경우로 가고 있음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이는 살아있는 신이 되고자 한 사람들이 저지른 과오와 그로 인한 파멸의 과정이 담긴 역사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들 말한다. 이는 조금씩 다르긴 하나 인간이 하는 행태의 비슷함에 근거를 두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필자는 생각한다, 역사는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꾸미기 어플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의 역사의 사례를 지금 시대에 맞게 제대로 대입하고 제대로 응용할 줄 알아야지 역사가 제 가치를 발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제대로 써먹으려면 역사를 세밀하게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미래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의 이면을 통해 역사를 세밀하게 바라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된다.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지음, 한철희 펴냄, 돌베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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