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후기

「우화로 떠나는 고전산책」 짧은후기

좋소 글쟁이 2021. 10. 19. 11:32

 어렸을 적 이솝우화를 다룬 만화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러다 보니 우화하면 자연스레 서양의 우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요즘에 문득 그 기억을 꺼내다 동양의 우화는 없나 하는 생각에 이래저래 도서관을 서성이다. 우화로 떠나는 고전산책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고사성어의 유래가 되는 중국의 우화와 저자의 해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는지에 대해 다룬 책이다

 

 이 책은 우화의 내용보다는 저자의 해설부분에 인상적인 것이 많았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글귀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1.

결국 가장 좋은 것은 쓸모없음과 쓸모 있음을 넘어서 쓸모에 초연한 것이다. 허심하고 무심한 경지, 자유자재한 경지가 궁극적으로 처해야 할 경지다.’

 

p.219 

 이는 재여부재라는 고사의 유래가 되는 우화에 대한 해설을 하면서 집착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초연한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담긴 구절이다. 그렇다 집착의 끝은 결국 화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도 이런 쓰라린 경험이 있기에 공감할 수 있는 구절이었다

 

2.

고결한 체하면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도 많다. 전병은 부끄러워하기라도 했지만 요즘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것 같다.’

 

p.220

 이는 전병불환이라는 고사의 유래가 되는 우화에 대한 해설을 하면서 언행불일치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를 반성하지 않는 인간들의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뜨끔했다. 생각해보면 필자도 이러한 언행불일치의 잘못을 저지른 적이 많았다. 그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혹은 이런저런 핑계로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많이 창피하다. 아니 이 구절을 보고 나서야 생각났던 게 더욱 창피했다

 

3.

고의로 엉뚱한 이름을 붙여서 이름으로 실상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이 농부처럼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이름과 실상을 면밀히 따져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 주관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남의 말이라고 덮어놓고 믿는 것도 어리석다.’

 

p.222 

 이는 전부득옥이라는 고사의 유래가 되는 우화에 대한 해설을 하면서 남의 말에 무조건 휘둘리지 말고 면밀히 사물을 관찰할 줄 아는 자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이 구절을 보면서 예전에 지인의 꼬임으로 사이비 종교에 가입할 뻔했던 일이 문득 생각이 나면서 공감이 되었던 구절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삶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철학이 담긴 책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출판업계가 마르고 닳도록 외치는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이 책을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지혜를 축적해보는 것이 어떨까?

 

 

우화로 떠나는 고전산책, 김태완 지음, 도서출판 현자의 마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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